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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2월, 하코네 부근.




      현승은 겨우 빠져나와 차에 올랐다. 휴우, 십년 감수했네. 그는 정신차릴 겨를도 없이 차를 몰고 출발했다.




      차는 도쿄로 향했다. 아마도 십중팔구 장레식은 대대로 유키 가의 유골을 묻어 온 ‘호세이사’에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다시 오쿠다마로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




      --




      장례식은 빨리 끝났고, 유키 미카코의 유골은 호세이사에 있는 유키가 묘지에 묻혔다.




      그리고 모두 다 유키 다카오의 세타가야 저택에 모였다. 샤오여도 다이쇼를 수행하여 저택에 왔으며, 재준, 재필은 놀라는 듯했지만, 현승은 이유를 알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혹시라도 나타날 기자들을 막기 위해 경비들이 주변을 철통같이 경비했다. 세계 제일의 부자와 관련된 일이니만큼 아무런 기밀도 새어 나가서는 안 된다.




      이들은 모두 저택 한가운데의 무도회장에 한 자리씩 앉았다. 샤오여도 앉아 있다.다케코가 말했다. “왜 저 여자가 저기 앉아 있지요?”




      다이쇼가 소리친다. “그건 내 마음이야!”




      :재준이 말했다 . “이번에는 다이쇼 맘대로 못하실 겁니다.” 옆에 앉은 세린은 의외로 말이 없다.




      “좋다. 미카코가 죽은 이상, 이제 유키창성사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홀딩컴퍼니인 유키창성사를 해체하고, 나가시마 가 일족들 (현승, 재필 등등) 과의 관계를 해소하고자 한다.”




      “동작 한번 빠르시네요.” 재필이 조롱했다.




      ”이 자리에서 청산을 하자. 나는 너희들에게 지분의 12.5%씩 주고, 나머지는 내가 갖는다.”




      세린의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자신에게 준다는 뜻인 줄 알고 기뻐했기 때문이었다.




      유키 다카오의 원맨 회사에서 지분은 큰 의미가 없다. 유키창성사를 없앤 후 얼마든지, 언제든지 계열분리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 때 현승이 말했다. “저는 필요없습니다. 현금으로 주십시오.!”




      다들 입을 다물었다.




      “현금 얼마면 되겠냐?”


      “25억엔이면 되겠습니다.”




      25억엔? 물론 작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그 지분의 가치는 2500억엔이 넘는 것이었다. 백분의 일도 안 되는 돈을 받겠다고? 분위기는 파장이 되었다.




      --




      유키 다카오의 집에서의 집무실.




      뒤에는 마네의 그림이 걸려 있고, 17세기 프랑스 귀족이 쓰던 책상에서 유키 다카오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만년필로 여러 서류에 결재하고 있었다.




      이 때 이나모리와 현승이 들어온다.




      이나모리는 나가려 했지만 현승이 말했다. “다이쇼.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발칙한 것. 뭐냐?” 다이쇼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는 흰머리가 꽤 많이 늘어나 있었다.


      “제가 25억엔을 부르는 바람에 나머지 사람들이 조용해졌다는 생각은 못 하십니까?”


      다들 뜨끔한다. 그 말은 맞는 말이었다.




      “그래. 왜 나를 찾았는가?”


      “거래를 하고자 합니다. “ “뭐냐?”




      “제게 유키 이쿠코 마님의 유언장이 있습니다.”




      다이쇼는 이번에는 정말로 놀라는 듯했다.




      “이게 세상에 나가면 ,다이쇼의 명예는 크게 떨어집니다.”


      “원하는 게 무어냐?”


      “양샤오여의 부모를 풀어 주시면 그 유언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는 복사한 유언장을 다이쇼에게 보여 주었다.




      “이것의 원본은 어디 있느냐?” “ 양샤오여의 부모가 풀려나면 그 때 드리죠.”




      “이놈…”




      다이쇼가 약한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




      1991년 1월 1일, 유키 가 신년회.




      유키 저택에서는 여느 해나 마찬가지로 신년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현승은 그날 폭탄을 떨어뜨리고 서울에 가 있었고, 재준, 재필, 다케코 등은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었다. 현림이야 원래 생각 없이 살았으니 할 말 없고.




      오늘 신년회에는 현승이 참석했다. 마지막 잔치를 보기 위해서이고, 지난 번 그의 제의에 대한 다이쇼의 답을 듣기 위해서였다.




      신년회에는 일본을 움직이는 정치인, 경제인 등이 오게 마련이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부자인 유키 가는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오는 사람들의 퀄리티가, 생각보다 매우 낮았다.




      적어도 수상이 못 오면 관방장관(부수상격) 정도는 다녀 가야 하는 게 아닌가? 라고 다이쇼는 생각했다.




      그런데 관방장관은 커녕, 대신(장관) 한 명 안 다녀가고, 대대로 유키 가의 돈을 처먹었던 자민당 가이에다 의원만 다녀갔을 뿐이다.




      그리고 시중의 유명 은행에 모두 초대장을 보냈는데, 이거 은행장이란 새끼는 하나도 안 보이네? 다들 간덩이들이 처부었나?




      세계 최대의 갑부라고 공인을 받았으면, 그렇게 대접을 해 줘야 하는 게 아니야! 천황궁에서 초대장 한번 안 보내오고, 츠츠이 요시히코는 천황궁을 세 번이나 다녀갔는데 왜 나는 한 번도 안 불러?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 다이쇼에게 누가 인사한다. “오, 가와이 부동산의 가와이 회장 아니십니까?’




      가와이 가츠히로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40억불의 재산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키가 큰 그는 늙은 다이쇼를 한구석에 부른다.




      “요새 돈이 안 돌아서 죽을 지경입니다.” 가와이가 말했다. “정부에서 부동산대출을 막고, 주가 하락으로 기업들이 자기들의 부동산을 내다 팔아서 전체적으로 가격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게 진작 나처럼 해외로 눈을 둘렸어야지.” 다이쇼는 한심한 듯 가와이를 쳐다본다.




      이 때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흥업은행의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가 악수를 청한다.




      흥업은행의 츠치야 행장은 그가 잘 아는데? 츠치야가 아닌가?




      “안녕하십니까. 흥업은행 행장 대리 후루모토입니다.” 후루모토는 그가 잘 몰랐다.


      “아니 츠치야 행장은 … “ “건강상의 이유로 작년 말일 퇴임했습니다.”




      아니 그 정보를 그가 모르고 있었다? “실례지만 행장 대리님은 제가 처음 보는데..” “뉴욕에 있었습니다.”




      후루모토를 구워삶는 데 또 시간이 걸리겠군.




      “이런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은행 방침상 저희 은행에서 대출하신 총액 4천억 엔을 되도록 빨리 상환해 주셨으면 합니다.”




      “4천억 엔이요? 에이, 제가 그 돈이 없겠습니까?”




      “가급적이면 금년 내로 모두 변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후루모토는 그 말만 남기고 파티장 안으로 들어갔다.




      --




      파티장의 한 구석.




      다들 웃고 떠드는 동안, 재준은 약혼녀 세린을 품고 있었다.




      영국에서 유학한 세린은 귀족의 딸 답지 않게 섹스에 적극적이었다. 세츠코라는 본명 대신 세린이라 불리기를 원하는 그녀는, 바람둥이 재준의 바람에도 쿨하게 받아 들였다.




      재준은 바지를 약간 내리고, 세린의 원피스를 올린 후 그녀의 뒤에서 박고 있었다. 재준의 좆뿌리에는 콘돔의 고무 링이 보인다. 세린이 결혼하기 전에 임신하기 싫다고 콘돔을 쓸 걸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재준은 역시 귀족의 보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귀족가에서 교육을 잘 받은 터라 조신함과 섹시함의 경계를 잘 걸었기 때문이다.




      재준의 귀두는 콘돔을 쓴 채 귀족의 보지 안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의 양 손은 세린의 허리를 돌아 그녀의 보지털을 자극한다.




      세린은 보통 사람 같으면 신음할 지금 상황에도 입을 앙다문 채 가만 있었다. 보통내기가 아니다.




      재준은 손을 뒤로 돌려 그녀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 귀족도 똥을 싸기는 한다.. 하지만 뒷처리는 보통 사람과는 달랐고, 단 한 번도 똥찌꺼기가 항문에서 나온 적이 없었다.




      “자, 간다!” 재준은 항문에 끼웠던 손가락을 앞으로 다시 보내며 그녀를 끌어 안는다.




      “가!”




      그는 허벅지를 그녀의 엉덩이에 밀착시켰고, 그의 귀두에서 터져 나온 정액은 콘돔을 꽉 채웠다.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하는 섹스도 재미이지. 안 그런가? 세린은 소독수건으로 재준의 손을 닦게 했고, 재준은 콘돔을 벗겨 매듭을 지은 뒤 주머니 속에 집어 넣었다.




      --




      파티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화제는 무거웠다. 돈이 안 돈다, 부동산값이 떨어질 조짐이 보인다, 누구누구는 이미 파산지경이라더라, 이런 이야기들 뿐이었다.




      현승은 강같이 흐르는 와인과 고급술들의 향연 속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이곳과 인연을 끊게 될 것이니까 그런가? 그런데 샤오여의 모습은 물론, 이나모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다이쇼와 다케코, 재필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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